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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바라보기/영화 바라보기

내가 살인범이다, 가슴 먹먹한 반전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 가슴 먹먹한 반전 영화
이번 주말은 대작 영화들과 함께 했습니다. 어제는 <늑대소년>, 오늘은 <내가 살인범이다>를 관람하고 왔는데요. 어제도 눈물 흘리고 오늘도 눈물 흘린 영화라 어찌보면 감동을 주는 영화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살인범이다>는 감동의 눈물이 아닌 영화속 주인공들의 울분과 안타까운 상황에 공감하게 되고, 같이 눈물 흘리게 되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너무 피곤한 관계로 리뷰는 최대한 간단히 남기겠습니다. ^^


내가 살인범이다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 간단 줄거리

스타가 된 연쇄살인범 VS 법으로는 잡지 못하는 형사
15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연곡 연쇄살인사건. 
하지만 이 사건은 끝내 범인을 잡지 못한 채 공소시효가 끝난다. 
사건 담당 형사 최형구는 범인을 잡지 못한 죄책감과 자신의 얼굴에 끔찍한 상처를 남기고 사라진 범인에 대한 분노로 
15년 간 하루도 편히 잠들지 못한다. 
그리고 2년 후, 
자신을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밝힌 이두석이 ‘내가 살인범이다’라는 자서전을 출간하고, 이 책은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된다. 미남형 외모와 수려한 말솜씨로 스타가 된 이두석. 
최형구는 알려지지 않은 마지막 미해결 실종사건을 파헤쳐 세상이 용서한 이두석을 어떻게든 잡아넣으려 하는데…

법이 용서한 연쇄살인범 
공소시효는 끝났지만,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래 내용부터는 저의 개인적인 감상과 함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으므로 영화 보기 전인 분들은 스크롤 쭉~ 내리셔서 마지막 평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는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고 정재영이 주인공이라는 것만 안체로 보러 가게 된 영화였습니다. 정재영이라는 배우의 연기에 대한 믿음감이 이미 있던 터라 최소한 중박은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중박은 커녕 대박 영화였습니다.
<내가 살인범이다>는 연쇄살인범과 형사의 쫓고 쫓기는 액션신부터 시작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술집 주인 아주머니는 목에 칼을 맞고 쓰러지게 되고, 형사(정재영) 또한 마지막에 연쇄살인범으로부터 입 주위를 칼로 잘리는 깊은 상처를 입고 놓쳐버리고 맙니다. 그 이후 15년간, 그 술집 주위를 맴돌며 연쇄살인마의 행적을 찾으려 애쓰지만, 끝내 공소시효 15년이 끝나버려 잡더라도 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져버리죠.


2년 후, 갑자기 '내가 살인범이다'라는 제목으로 책이 출간되고, 책의 저자가 15년전 연쇄살인범 본인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이 발표됩니다. 너무나 아이러니하게도 살인범은 책 출간 기자회견까지 열어 언론에 자신의 모습을 노출 시키고, 사람들의 질타를 받을 것이 뻔한 상황임에도 얼굴을 드러낸 이유가 뭐냐는 기자의 질문에 '죄책감이라고 할까요?' 라며, 진심인지 아닌지 모를 애매한 표정으로 영화 분위기는 물론 관객들의 심기까지 불편하게 만듭니다.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살인범이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그의 저서가 불티나게 팔려 순식간에 300만부가 넘게되고 순수익만 200억이 넘어버리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더 어이가 없는건 살인범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준수하고 잘 생긴 외모에 그의 편을 드는 빠순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사실 그런 연쇄살인범의 책이 불티나게 팔린 것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짜증나지만 너무나 현실적인 마케팅 방식이라 이해는 하지만, 그가 잘생겼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빠순이 짓을 하는 학생들은 정말 이해하기 힘든 컨셉이었습니다.하지만 비슷한 상황이 생겼을 때, 키보드 워리어 짓으로 빠순이 짓을 할 사람이 분명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 건, 저 뿐만이 아닐꺼라 생각합니다. ^^;
암튼 치밀한 언론 플레이 뿐만 아니라 유가족을 찾아가 무릎 꿇고 사죄하는 짓까지 서슴치 않는 그는 한 편으론 호텔 수영장을 모두 전세내어 수영을 즐길만큼 눈꼴사나운 행보를 이어갑니다. 15년간 자신의 부인, 딸 등의 유골을 찾지 못해 가슴에도 묻지 못하고 피눈물을 흘리며 지내온 유가족들은 '내가 살인범이다' 책 출간 뿐만 아니라 이 연쇄살인마의 행보에 치를 떨 수 밖에 없는 상황이죠.

 
그리하여 유가족들은 그를 간단한 죽음이 아닌 처절한 죽음을 맛보게 하기 위해 납치를 감행하게 됩니다. 수영장에 뱀을 풀어 물리게 한 후, 119로 위장해 그를 납치하게 되죠. 하지만 형사의 추격과 연쇄살인범 보디가드들의 추격으로 납치는 실패로 돌아가게 되고, 악당이 돈을 벌고 잘 살아가는 불편한 현실로 돌아가는 듯 보여집니다.
하지만 형사와 연쇄살인범의 100분 토론에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자신이 J라고 밝히며, 책을 출간한 사람은 가짜고, 자신이 진짜라고 주장을 하며 영화는 새로운 국면으로 돌입합니다. 이 때부터 관객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가 살인범이다'를 출간한 저자가 진짜 연쇄살인범이 맞을까? 아니면 새롭게 등장한 J가 연쇄살인범일까? 아니면 연쇄살인범이 사람들을 혼란에 빠트리기 위해 새롭게 등장한 인물일까?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며, 영화에 더욱 더 몰입을 하게 됩니다.

 
'내가 진짜 살인범이다'를 외치며 새롭게 등장한 J와 형사, 그리고 '내가 살인범이다'를 지은 저자가 100분 토론에 3자 대면을 하게 되며 영화는 막바지로 치닫게 됩니다. 납치된 연쇄살인범을 풀어준 형사의 모습에 자신이 직접 죽이려고 그런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J가 방송국에 오기 전, 비디오테이프로 알려준 유골이 묻힌 나무 밑의 발굴작업이 생중계 되면서 마지막 희생자였던 형사의 결혼 상대 '정수연'의 죽음이 확실시 됩니다. 이런 여러 증거들을 보여주며 J는 자신이 진짜 연쇄살인범이며 책을 출간한 이두석은 가짜라고 주장을 하게 되죠. 자신과 형사만이 아는 내용을 이두석에게 질문하여 답해보라며 점점 그를 사기꾼으로 몰아갑니다. 
공소시효가 끝나서 법적으로 어떻게 할 수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신이 10명의 여자를 살해한 연쇄살인범이라고 서로 주장하는 그 모습이 너무나 불편하고 토악질이 나올 뻔했으나 꾹 참고 진실이 밝혀지길, 만약 이두석이 사기꾼이라면 왜 그랬는지 점점 궁금해지더군요.
정황이 하나하나 나올 때마다 J가 진짜 연쇄살인범이니 드러나게 되고, 이두석은 끝내 자신이 '내가 살인범이다'를 지은 사람이 아니라고 툭 던지듯 한 마디하게 됩니다. 장내에 있는 방청객 및 기타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영화를 관객들 또한 '그럴 줄 알았다' 라는 생각을 하긴 해도 순간적인 멘붕 상태에 빠져들게 하더군요. 

하지만, 그가 '내가 살인범이다'라는 엄청난 책을 써가면서까지 사기를 치게 된 그 이유. 그것이 이 영화의 최대 반전이었습니다. 영화 내용에 대해 전반적으로 스포일러성으로 써내려오긴 했지만, 그 이유까지 쓴다면 혹여나 영화보기 전 리뷰들 보러 왔다가 실수로 스크롤하다 그 이유까지 알게 됐을 때 오는 그 찜찜한 기분을 굳이 느끼게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어 그 이유는 밝히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여기까지 읽은 것만으로도 영화의 재미는 2/3 정도 줄어듭니다 ^^;)

아무튼, 이런 유형의 영화는 끝내 법적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게 되어 살인범에게 가족을 뺐긴 남은 유가족들의 슬픔은 그저 가슴에만 묻어야 하는 해피 엔딩 아닌 울화가 미치는 엔딩이 많았는데, <내가 살인범이다>는 그런 울화가 치미는 내용이 아닌 당연히 해야 할 행동을 보여준 형사의 과감한 결단으로 속 시원한 결말을 지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
배우 정재영의 엄청난 연기력이 영화의 몰입도를 한층 더 높여줬다고 평하고 싶고, 나머지 배우들 또한 영화의 흐름을 크게 깨지 않도록 유연하게 연기를 잘 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또한, 불편하지만 너무나 현실적이며 치밀한 살인범의 모습과 유가족들의 모습, 그리고 15년간 고통받은 형사의 모습을 함께 울고, 함께 공감하며, 함께 울분을 터뜨릴 수 있도록 스토리 라인을 잘 그린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못 보신 분들은 꼭 보시길 바랍니다. 

이상, 하늘다래였습니다.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 하늘다래 평점 9.5점/1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