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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래 바라보기/추억을 기억하다

황동규 作 『즐거운 편지』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황동규 作 『즐거운 편지』

이번주 윤도현 러브레터에서 '김상현의 마음속의 멜로디' 코너에서 나온 시인데..
왠지 모르게 화면에 빠져 들고 김상현님의 목소리에 빠져 들고 두줄씩 나오는 글 하나하나에 빠져 들게 되었어요..
시 낭독이 끝나 갈 때쯤 이상하게 속이 울컥해졌다는.. 이유를 알기 힘든 상황이었죠^^;

그에 이어 나오신 이은미님께서 '어떤 그리움' 이란 곡을 불러주셨는데..
그 감정 그대로 노래에 푹~ 빠져 들었네요.


가을인가 봅니다.
노래에 빠지고 시에도 빠지는거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