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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바라보기/영화 바라보기

제5계급,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영화라고?

제5계급,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영화라고?


영화 포스터에 나온 배우의 모습만으로도 끌리는 영화는 그리 많지 않다. 국내 미개봉 작품인 <제5계급>은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출연했다는 점만으로도 나에겐 꼭 보고 싶은 영화 목록에 들어갔고,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점에 한 번 더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기대만큼 만족감을 주지 못한 영화로 기억될 <제5계급>. 어떤 점이 불편했는지, 실망스러웠는지 간단히 살펴보려고 한다.


제5계급

■ 제5계급(The Fifth Estate, 2013), 사실을 기반으로 한 허구
실존 인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를 오랜만에 봤다. 가장 최근에 본 잡스는 후속작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스토리와 배우의 연기가 모두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는데, 제5계급은 배우의 연기말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으로 기억될 듯 하다.

사실 이 작품을 택한 이유 자체도 실존 인물인 줄리안 어샌지 때문이 아니라 영국 드라마 '셜록'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베네딕트 컴버배치 때문이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기대는 없었다. 덕분에 전혀 몰랐던 위키리크스라는 곳에 대해 알았고, 줄리안 어샌지라는 인물에 대해 관심을 갖게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팬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의 연기를 또 다른 작품, 캐릭터로 만나볼 수 있는 것에 만족하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영화였다. 


<제 5계급>은 기밀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창시자이자 대표인 줄리안 어샌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친구들과 결성한 해커그룹에 속해 24건의 해킹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경력을 가지고 있고, 정부의 위법행위 등을 막기 위해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자는 취지에서서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지난 2006년에 설립했다.

그는 위키리크스를 통해 2010년 4월 미군 아파치 헬기의 이라크 민간인 사살 영상, 7월 7만여 건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기밀, 10월 이라크전 비밀 자료 등을 공개 했으며, 2010년 12월에는 수십만 건의 미 국무부 외교 문건을 공개하여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외교 비밀들을 폭로했다. 이는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미국에서는 엄청난 사건으로 다뤄졌으나 우리나라에서는 해외 소식 전하는 정도에서 그쳤다. (물론 우리나라 버전 위키리크스 사이트도 운영되고 있다.)

현재 그는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호제도가 확립된 스웨덴에 서버를 두고 전 세계 기밀자료들을 폭로해오고 있으며, 줄리안 어샌지에 대해 외교 분쟁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는 간첩 혐의로 체포해 사형 선고를 내리겠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타임'지의 2010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온라인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할정도로 전 세계 대중들의 지지와 인기가 막강해 그의 처우를 손쉽게 결정하기 힘들 것이라 본다.


이런 영향력 있는 인물인 줄리안 어샌지 역을 맡은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우리나라 팬들에겐 영국 드라마 '셜록' 과 '스타트렉 다크니스'로 익히 알려져있다. 그래서 그가 연기하는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어떤 모습일지 많은 기대감을 얻었다.

사실 <제 5계급>은 줄리안 어샌지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까지 어떤 형태로 밝혀줄지에 대해서도 영화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문제는 줄리안 어샌지 본인은 이 영화에 대해 매우 불쾌하다고 반응 했다는 점이다. 이 영화는 '위키리크스'에 대해 지나치게 허구적이며 창시자들에 대해 사실과는 다른 내용으로 풀어내 선전공격 하고 있다는 점 등 다양한 문제점으로 인해 영화 개봉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그 때문인지 <제 5계급>에 대해 해외에서의 반응도 좋지 않은 편이고 국내 개봉 또한 언제 이뤄지지 알 수 없는 부분이다. 영화 자체만 놓고 봤을 때, 해커들의 이야기이다 보니 IT관련 전문 용어가 난무하고 영화 전개를 이해하기 위해 IT관련 지식, 프로그래밍이나 해커 관련 지식이 전혀 없다면 정신 없고 지루하기만 한 영화가 될 수 있어 보인다.

의학 드라마나 영화에서 치료 방법이나 병에 대해 전문 용어로 말해서 이해 못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런 작품들은 해당 용어를 몰라도 전체 전개를 이해하는데 전혀 방해가 되지 않지만, 이 영화는 다르다. 줄리안 어샌지와 위키리크스에 대한 사전 지식도 필요하다. 정말 아는 만큼만 보이는 영화라고 생각된다.

<제 5계급>이 개봉된다면, 극장보다는 DVD로 집에서 보시길 추천.

評. 하늘다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