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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바라보기/도서 바라보기

하악하악 :: 작가 이외수의 언어유희

하악하악 :: 작가 이외수의 언어유희
독특한 상상력, 기발한 언어유희로 사라져가는 감성을 되찾아주는 작가 이외수의 신작도서 <하악하악 : 이외수의 생존법>을 좋은 기회가 닿아 읽게 됐습니다. 바보 같은 천재, 광인 같은 기인 등 여러 수식어가 붙어있는 괴짜 작가 이외수.
요즈음 파워 트위터리안 [각주:1] 으로 더욱 더 유명해지고 계신데요. 오늘은 그가 쓴 언어유희가 가득한 도서 <하악하악> 을 종이책과 도서 어플로 함께 소개합니다. 

 

잠은 깊을수록 좋고 꿈을 야할수록 좋다 외로울 때는 하악하악 오늘도 날이 새면 기쁜 일만 그대에게


이 책은 <1장 털썩>, <2장 쩐다>, <3장 대략난감>, <4장 캐안습>, <5장 즐!> 총 다섯개의 장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각 장의 소제목을 인터넷 용어를 썼음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음을 느낀 것은 저만의 착각이자 이외수 작가에 대한 팬심일까요? ^^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장 한 장 탄복을 하게 된 구절이 너무 많아 서평이라고 글 한 자 적기 좀 무섭기도 해서 각 장별로 좋았던 구절 몇 가지를 소개하는 정도로만 써내려가도록 하겠습니다.

(원래 책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쓰면 저작권에 위배되는 것은 알고 있으니.. 혹여 이외수 선생님이나 관계자분이 보시고, 문제 삼고자 하신다면 넓은 도량으로 글 수정이나 삭제를 요청해주시면 정말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글귀 하나하나가 너무 좋아서 소개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구요^^;)
 
 
1장 털썩

(인간반성) 거리에서 행색이 남루한 사내 하나가 당신을 붙잡고 이틀을 굶었으니 밥 한 끼만 먹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애원했다. 당신은 그를 불쌍히 여겨 수중에 있던 삼만 원을 모두 털어주었다. 그런데 사내가 그 돈으로 회칼을 구입해서 강도살인을 저질렀다. 당신이 사내에게 베푼 것은 선행일까 악행일까

척박한 땅에 나무를 많이 심는 사람일수록 나무그늘 아래서 쉴 틈이 없다. 정작 나무그늘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들은 그가 뙤약볕 아래서 열심히 나무를 심을 때 쓸모없는 짓을 한다고 그를 손가락질하던 사람들이다.




2장 쩐다

양의 탈을 쓴 늑대가 더 나쁜 놈일까요, 늑대의 탈을 쓴 양이 더 나쁜 놈일까요.

꽃이 피었을 때는 꽃을 즐길 줄 알고 열매가 열렸을 때는 열매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어떤 인간들은 꽃이 피었을 때는 열매가 열리지 않았다고 知랄을 하고 열매가 열렸을 때는 꽃이 피지 않았다고 知랄을 한다. 그래서 知랄을 할 때마다 써먹으라고 '철 모르는 놈'이라는 말이 생겼다.

애인이 있는 여자를 넘보는 남자들은 골키퍼가 있다고 골이 안 들어가느냐는 말로 자신의 탐심을 합리화시키지만 원칙적으로는 어떤 경기에서도 관객에게 골을 넣을 자격을 부여하는 경우는 없지 말입니다. 그런데도 제기럴, 세상에는 원칙을 무시해 버리는 인간들이 너무 많지 말입니다. 



3장 대략난감

오늘은 한글날. 한글은 세계적인 언어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한 인류 최대의 문화유산이다. 당연히 공휴일로 지정되어야 한다. 정부가 지정해 주지 않아도 내가 지정하겠따. 한글날만 되면 나는 무조건 쉬겠다.

(깬다 시리즈) 처음 보는 남자가 은근한 목소리로 "아가씨 시간 있으세요"라고 물었을 때 "지갑에 얼마나 있으세요"라고 되묻는 여자. 깬다.

그래, 다양성은 인정하자. 바다에는 정어리만 사는 것도 아니요, 육지에는 소나무만 사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버려진 페트병도 정어리나 소나무와 똑같은 생명체로 취급해야 한다는 억지 따위는 부리지 말자. 오늘도 리플만복래.



4장 캐안습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에 내 글을 허락도 없이 게재하시는 분들이 있다. 저각권 침해에 해당하지만 내 글을 사랑해 주시는 거라 생각하고 눈감아드릴 때가 많다. 그러나 출처를 안 밝히거나 오자 탈자 투성이거나 심지어는 남의 글과 교접을 붙여서 전혀 다른 작품으로 만들어버리면 면상이라도 한 대 쥐어박고 싶어진다. 자기 자식 납치해다가 눈알 빼고 코 뭉개고 심지어는 다른 놈 팔다리까지 붙여놓으면 부모로서 기분이 어떨까를 한 번쯤 생각해 보라. 퍽!

"비밀 꼭 지켜"라고 말하는 순간 이미 비밀은 누설된 것이다.

있을 법도 한데 없는 것들 ㅡ 두 발을 교차해서 걸어 다니는 참새. 팔을 벌리고 있는 허수아비의 관절. 임기 동안 공얄을 백프로 실천하는 정치가. 마비게이션(말에다 부착하는 운행안내 장치). 시모콘(시간 원격 조종기). 참아그라(발기한 물건 잠시 죽이는 약).



5장 즐!

(구토 유발자) 등산을 하실 때 '진달래'와 '철쭉'을 혼동하시는 것쯤은 애교로 봐드릴 수 있어요. 하지만 글을 쓰실 때 '하는데'를 '하는대'로 쓰시거나 '인간의'를 '인간에'로 쓰시는 경우는 참을 수가 없어요. 심지어 당신은 '을'과 '를'조차도 구분하지 못하잖아요. 그러면서도 당신이 뉴요커라는 자부심을 과시하면서 대화 중에 뻑 하면 고명처럼 삽입하는 영어, 제게는 구토감을 유발시켜요.

피노키오가 실존했다면 단언컨대 서른이 되기 전에 자신을 창조한 작가 콜로디를 목졸라 죽이고 말았을 것이다. 거짓말을 할 때마다 자신의 심벌이 커지게 만들지 않고 하필이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코가 커지게 만들다니, 얼마나 복장이 터지겠는가.

남자들의 평화를 생각한다면 절대로 여자들을 군대에 보내지 말아야 한다. 여자들은 남자들의 군대얘기, 축구얘기,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를 가장 듣기 싫어한다지만 만약 여자들이 의무적으로 군대에 갔다 와야 한다면 어떤 현상이 생길까. 하악하악. 여자들의 수다는 지금보다 백배는 더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남자들은 날마다 그 수다를 들으면서 신경쇠약으로 말라죽고 말 것이다. 하악하악.



<하악하악>에서는 각 글 별로 여러 민물고기의 사진이 사용되었습니다. 글 마지막장에 이 책에 담긴 모든 민물고기 사진이 그림과 해당 페이지 정보와 함께 나열되어있습니다. 처음 들어본 민물고기가 정말 많았다죠. ^^;

작가 이외수의 <하악하악>은 종이책으로도 발간되었지만, <하악하악HD>라는 이름의 
도서 어플로도 출시되었습니다. 도서 어플로 만나는 <하악하악>은 어떤지 잠시 살펴 보실까요? 


어플을 실행하면 하악하악 도서 이미지와 함께 인트로가 시작 됩니다. 강렬한 문구가 나오는데 찍어둔 사진이 흔들려 소개하진 못하겠네요^^; 


첫페이지는 <하악하악> 종이책 표지 이미지와 동일하게 나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글자와 그림이 움직인다는 점! 


도서 어플 형태로 만들어져서 좀 더 인터렉티브합니다. 무슨말이냐면, 각 페이지별로 이미지가 상하좌우로 움직이기도 하고, 각 문단이 순차적으로 화면에 뿌려지는 효과가 적용되어있습니다. 약간 아쉬운건 글자체가 약간 깨진듯한 느낌으로 보여져 글에 대한 집중도를 순간순간 흐리게 만든다는 점인데요. 해상도 테스트를 제대로 거치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어떤지는 확실치 않지만, 텍스트가 깔끔하게 보이진 않아서 아이패드로 책을 많이 보는 저로썬 여러모로 아쉬웠습니다. (아이패드로 보다가 종이책을 그냥 펼쳤다는 ^^;)

도서 어플은 이렇게 플레이 된다는 것을 사진으로 보여드리기 힘든 부분이 있어서 영상으로 촬영해봤습니다. 짧은 영상이니 한 번 봐주세요. ^^



<하악하악>은 작가 이외수만의 색깔이 뚜렷한 책으로 짧은 한 줄 만으로도 사람을 매료 시키고, 여러 줄의 글을 쓰더라도 한 자도 빠짐 없이 읽고 싶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저도 매일 글을 쓰는 사람으로써 이런 점은 정말 배우고 싶네요. (수 십년 내공을 어디 따라가겠다고 ^^;;)

작가 이외수의 <하악하악>
종이책으로든 아이폰/아이패드에서 호환되는 도서 어플로든 꼭 한 번 읽어 보세요! 전 지원 받아서 읽었지만, 책 읽은 시간이 정말 흥미롭고 즐거웠습니다. ^^

이상, 하늘다래였습니다.

하늘다래 추천도서
하악하악
이외수 저/정태련 그림
예스24 | 애드온2

onstation
빅블로그
http://www.big-yo.com/v/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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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 잘 쓰고 글에 힘이 있는 사람들을 파워블로거라고 하기에 파워 트리터리안으로 칭해 봄. [본문으로]